전쟁에서 제공권의 중요성은 여러번 설명해도 모자람이 없습니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고성능 공중우세전투기를 확보하는데 군사강대국들은 값비싼 지출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냉전종식이후 상대적으로 군비 경쟁이 완화되었고, 예전처럼 특정한 단일 목적의 군용기 개발은 주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한 세대전만 하더라도 단지 제공권 확보만을 위한 고성능 전투기를 별도로 제작했습니다.
이를 위해 F-14, F-15 같은 고성능 전투기들이 개발되었습니다.

 


첨예한 냉전 시기에 개념 연구가 진행 되었던 영향을 받았고, F-22도 제공권 확보를 위한 전투기로써 개발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기를 쓰고 제공권을 확보하려는 목적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하늘에서 상대를 공격하는 것이 그 어떤 방법보다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마음 놓고 하늘에서 지상을 공격하려면, 이를 방해하는 적기의 공중 활동을 사전에 차단해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F-14, F-15, F-22 같은 제공전투기들은 무엇보다 적기의 요격이 가장 큰 임무죠.

아무리 지대공 미사일 같은 새로운 방공 시스템이 등장해도 상대의 전투기가 활동할 수 없도록 하늘을 완벽히 장악하였다면 목표물을 공격하는 것은 훨씬 수월합니다. 미국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지구상의 어느 나라와 전쟁을 벌인다하여도 개전즉시 제공권을 확보 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나라입니다.

 


미국의 능력은 단지 적기 요격뿐만이 아니라 상대방의 방공망을 제압하고 동시에 적기가 감히 이륙 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을 사전에 만들어 놓을만한 가공할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미국과 전쟁을 벌이는 상대라면 개전 초에 눈과 귀를 잃어버리게 되죠.

이러한 능력과 별개로 미국은 대지상 공격용 군용기분야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F-15E, F-16, F/A-18과 함께 대지 공격 겸용 전폭기는 물론 B-52, B-1, B-2 같은 고성능 폭격기 그리고 현재는 퇴역하여 예비로 있는 A-6 같은 훌륭한 대지상 공격용 항공기를 장비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A-10 같이CAS전용기처럼 별도로 특화된 전술기도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신감의 발로에서인지 몰라도 미국은 이런 방법 말고도 좀 더 효과적으로 하늘에서 지상군을 지원하고 적들을 제압 할 수 있는 무기를 개발하여 운용하고 있습니다.

 


바로 공중포대 역할을 수행하는 '건쉽(Gun Ship)’ 입니다. 개념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오랜 시간 체공이 가능하고 막대한 양의 대지상 공격 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수송기를 개조하고, 하늘에서 지상의 적들에게 천천히 불벼락을 날리는 것 입니다.

 


둔중한 수송기와 전투기의 싸움은 상대가 되지 않음을 삼척동자도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수송기는 속도가 느리고 덩치가 크기 때문에 지상에서 운용하는 대공화기에도 상당히 취약한 편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둔중한 수송기를 개조하여 공격무기로 거침없이 사용한다는 것은 제공권 확보정도가 아니라 적들이 감히 하늘을 쳐다볼 수 없을 만큼 철저히 사전정지가 완료되었음을 뜻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느려터진 둔중한 수송기를 공격기로 개조해서 사용하고 있는 유일무이한 나라가 또한 미국입니다.
만일 미들파워 정도의 국가가 건쉽을 만들어 운용하면 전시에 생존성이 완벽하게 보장되지 않아서 결코 효과적인 무기라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무시무시한 항공력을 보유한 미국은 이런 무지막지한 놈을 만들었죠. 또한 실전에 투입하여 강력한 화력 투사도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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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군은 2차 세계대전에 독일군의 MG42기관총에 강렬한 인상을 받습니다. 엄청난 피해를 입었기 때문인데, 당시 연합군도 나름 괜찮은 지원화기가있었습니다. M1919, BAR등 인데요. 그에 비해 월등한 MG42의 뜨거운맛은(?) 고통과 비례해 적 무기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했습니다.

미군은 즉시 MG42 복제무기를 만들기 위해 연구에 들어갔습니다.
일반적이라면 자존심 때문이라도 자력 개발을 하였겠지만 이보다 강력한 다목적기관총을 당장 만들 수 없다는 엄연한 현실을 인정해야 했죠.

핵심은 7.92×57mm 마우저탄 대신 기존 미군의 제식탄인 7.62×63mm 스프링필드탄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조하는 것이었는데, 프로젝트는 6개월 만에 참담한 실패로 끝났습니다. 기술력이 부족하여 실패한 것입니다(미터법으로 표시된 치수를 인치법으로 변환하는데 실수해서 그랬다지만, 사실 이는 핑계죠). 그러나 알게된 많은 기술과 전후 패전국으로부터 노획한 여러 정보는 이후 새로운 기관총을 개발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기관총이 현재 우리나라도 대량으로 사용 중인 M60 다목적기관총 입니다. 저도 군생활 할때 M60 집체교육을 다녀온적이 있을 정도로 보편화되어있습니다.

 


[ 다목적기관총 M60]
만들고 싶었던 기관총은 미군 규격에 맞는 MG42이었습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목표를 쉽게 이룰 수 없었는데, 먼저 일선의 보병들과 함께 이동하며 작전을 펼칠 수 없다는 점이 함부로 흉내 내기 힘든 부분이었고, 경기관총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관총은 주로 거점에 거치해 놓고 사용하는 방어용 장비였습니다.  그러나 최전선에서 종종 사수들이 들고 공격에 나서는 MG42는 그러한 편견을 단번에 깨버렸죠.

 


[자동소총 BAR]
당연히 소총에 비해서 휴대성 및 이동성이 떨어졌지만, 이전 기관총들에 비교하면 대단했습니다.
제2차대전 당시까지 미군은 기존에 사용하던 M1919로 그렇게 작전을 펼칠 수가 없었고, 보병들의 공격 시에는 BAR가 그 역할을 대신했지요. 그러나 MG42와 BAR는 비교불가였습니다.

 


아무리 BAR가 좋더라도 자동소총이었으므로 근본적으로 기관총의 역할을 대신하기는 어려줬지요.
중요한점은 MG42는 싸게 대량으로 만들 수 있었으며 성능도 좋았습니다. 그렇다 보니 나중에 개발에 나선 M60은 적어도 MG42가 가진 장점 중 일부는 가지고 있어야 했어요. 당연히 MG42는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는데,  자존심이 상하기는 하겠지만 경쟁 상대의 좋은 무기를 카피한다는 것은 결코 창피한 일이 아닙니다. 

 


[FG42]
그리고 독일공수부대가 사용했던 FG42 자동소총도 새로운 기관총의 개발에 많은 영향을 주었죠.
FG42는 단가가 비싸고 구조가 복잡했으며 성능도 만족스러운 편이 아니어서 생산량이 5,000정 밖에 되지 않은 실패한 소총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사용된 가스작동방식과 소염기를 이용한 반동과 화염 축소 기술은 상당히 유용하였습니다.  

 


다시 MG42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MG42의 연사속도가 경이적일 정도로 빨라서 그렇지 M60 성능이 실전에서 부족한 수준이 아닙니다.(분달 500 - 600발 정도)  연사가 빠를수록 탄 소비가 많아지고, 상황에 따라서는 보급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되죠.  물론 기관총이 일정 지역을 제압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원래 탄 소비가 많은 무기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난사하는 것은 결코 올바른 사격 방법은 아니랍니다.

이상 MG42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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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6월 22일, 독일과 소련의 독소전쟁이 일어납니다. 

히틀러는 소련을 썩어빠진 나라라고 지칭하며 순식간에 전쟁에서 이길듯이 말했습니다.

석 달 동안은 그의 이야기가 맞아가는 듯했습니다.  놀라운 연승이 계속되고, 독일의 선전 매체가 대대적으로 전과를 선전하면서 사병들도 소련군을 낮추어 보는 상황이었죠.

 

 

그러나 독일은 소련과 전쟁을 위한 준비가 부족했습니다.

놀랍게도 불과 5달이 지나고 동계 피복이 없어 병사들이 곤혹을 치렀을 정도로 충분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특히 농민군 수준이었던 제1차 대전 당시의 러시아군을 기억하던 많은 이들은 소련군의 장비가 전근대적인 것이라 생각했지만 소련은 호락호락하지 않았죠.

 


독일군을 충격에 빠뜨린 T-34 전차와 전쟁에서 소련제 무기는 독일이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특히 모든 것이 얼어붙는 러시아의 혹한에 더 큰 위력을 발휘했고, 최전방의 독일 병사들은 소련제 무기를 노획하여 사용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권총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P38의 공급이 부족해서 퇴출이 예정된 P08을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독일군에게 소련의 TT 권총은 꽤 괜찮은 성능이었죠.
TT권총은 제2차 대전 당시에 사용된 권총들 중에서 P38과 더불어 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최신 권총이었죠.
TT 도입 이전까지 사용하던 나강 M1895 리볼버는 히틀러가 소련을 얕잡아 보도록 만들었을 만큼 구식이었습니다.

 


[나강 M1895 ]
제1차 대전을 거치면서 트렌드가 자동권총으로 바뀌었고, 1920년대 후반 들어 소련은 이를 대체할 새로운 군용권총 개발에 나섰습니다.  
20세기 초부터 이미 자동권총을 대량 사용하고 있던 서구의 상황에 비교하면소련의 시도는 상당히 늦은 감이 있었죠.  
그렇기때문에 개발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당시 유명했던 자동권총을 들여와 분석하고 참고합니다.

 

[미군의 콜트 M1911 ]
툴라 조병창의 수석 엔지니어인 토카레프는 지금도 세계 유수의 총기 제작사들인 미국 콜트 사의 M1911 권총과 벨기에 FN사의 M1903 권총을 벤치마킹하여 시제품을 내놓는데 성공하죠. 겉모습은 FN M1903과 유사하고, 쇼트리코일 방식을 채용했는데 내부적으로는 콜트 M1911에 가까웠습니다.  2가지 권총의 장점만 최대 모방한 형태였습니다.

 

 

[페도르 토카레프]
또한 새로운 권총에 걸맞은 탄환의 제작에도 나서 마우저(Mauser) C96 권총에 사용된 이른바 마우저 탄을 참고했습니다.
7.62×25mm 토카레프 탄을 개발했는데, 따발총으로 알려진 PPSh-41 기관단총의 탄환으로 사용되기도 했어요.
이렇게 개발한 새로운 권총실험에 성공한 당국은 성능에 만족해 이를 제식화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툴라와 토카레프 앞자리를 따와서 'TT-30 권총'이라 이름을 붙였죠.

 


[ TT-30 권총 ]
대량생산을 위해 적합하게 개량을 했고 이것  'TT-33 권총’ 입니다. 1933년에 일어난 일이고, 대부분의 TT는 이 모델입니다. 놀라운사실은 혹독한 환경에서도 즉시 사격이 가능하도록 한다면서 당연히 있어야 할 안전장치를 없애버렸습니다. 사실 이는 그럴듯한 명분이었을 뿐이고 엄밀히 말해 구조를 단순화해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였죠.

 

이상 독소전쟁과 권총이야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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